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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병 중환자의 기록 part.2

데스애더의 화려한 귀환 : RAZER Deathadder v2 PRO

레이저는 이제 게이밍 노트북, 핸드폰, 게이밍 체어, 심지어 일회용 마스크나 껌... 까지 만드는 회사이지만 

그 시작에는 뛰어난 성능과 특유의 감성 넘치는 디자인을 무기로 앞세운 게이밍 마우스가 있었습니다.

2006년 출시한 데스애더는 지금의 레이저라는 회사가 있게 해 준 그들의 대표작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1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그야말로 게이밍 마우스계의 전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데스애더가 최신 하이퍼스피드 무선 기술을 탑재하고 돌아왔습니다.

데스애더 v2 프로! 바로 리뷰 시작합니다.

*저는 F11 정도의 손 크기를 가지고 있고 저감도에 팜 그립을 사용하는 유저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데스애더 시리즈에 대해

데스에더는 발매 당시 FPS 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받던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와 비슷한 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센서가 대폭 개량된, 익스플로러의 대체품 정도로 인식되었죠.

하지만 레이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들의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개량을 진행하였으며, 이제 데스애더는 더 이상 익스플로러의 아류가 아닌 그 자체로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전설적인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페이커 선수가 사용하는 마우스로 알려져 다시 한번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데뷔 이전부터 데스애더를 사용해 왔으며, 데스애더로 2013, 2015, 2016년 월드 챔피언쉽을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살펴보기

시크하고 고급스러웠던 바실리스크 얼티메이트보다 다소 간소해진 패키지입니다.

환경 보호 캠페인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어딘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패키지 내부에는 마우스와 파우치, 리시버 연장 젠더, USB 케이블과 설명서가 들어 있습니다.

기존 레이저의 무선 제품들에 포함되었던 충전 독은 이제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USB 케이블에는 레이저 스피드 플렉스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유사시에 유선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케이블의 굵기가 다소 굵은 편이라 무선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른 5핀 케이블을 통해서도 충전이 가능합니다만 레이저의 5핀 케이블 팁이 독자적인 규격을 가지고 있어 생각보다 맞는 케이블을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리시버는 마우스와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두고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오른손잡이용 비대칭형 쉘에 일체형 버튼을 가진 마우스입니다.

데스애더 v2에서 변경된 DPI버튼부의 디자인은 데스애더 v2 프로에도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레이저 뱀 로고는 언제나 게이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네요.

 

얼핏 보아도 땀에 강할 것 같은 무광 엠보싱 코팅으로 되어 있으며 측면부에는 슬립 방지를 고무 그립이 달려 있습니다.

쉘 위에 부착되는 형태가 아닌, 사출 방식으로 제작된 하나의 파츠이기 때문에 떨어질 염려가 없습니다.

또한, 데스애더 v2보다 고무 그립 영역이 확장되어 더 나은 그립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실리스크 얼티메이트는 그야말로 최상위 라인업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는지, 없던 부분에 LED까지 추가해 가며 힘주고 만든 느낌이 강했다면, 데스애더 v2 프로는 힘을 빼고, 기존 사용감을 그대로 계승하는 데에 집중 한 느낌이 듭니다. 네이밍도 데스애더 얼티메이트가 아닌 데스애더 v2 프로로 출시되었고, 시리즈 최초로 스크롤 휠의 LED도 빠진 채 출시되었기 때문이지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감성이 중요한 레이저 기기에서 매우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아마도 무선 기능 추가에 따른 배터리 수명이나 무게 증가를 고려해 빠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단부의 디자인은 데스애더 v2와 많은 차이점을 보입니다.

상부에는 충전을 위한 USB 포트가 추가됨에 따라 기존 1개의 피트가 2개의 피트로 나뉘었으며

하부에는 충전 독에 거치하기 위한 공간이 들어서면서 피트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피트의 재질은 최상급 PTFE로 데스애더 v2와동일합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센서라 평가받는 RAZER FOCUS+ 센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데스애더 v2보다 센서의 위치가 약간 위로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측에는 프로필 변경 버튼과 연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토글스위치가 있고,

좌측에는 무선 리시버를 수납하기 위한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

 

무선 리시버에는 DAv2 PRO라고 작게 씌어있어 다수의 무선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에 리시버를 식별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문제점인데 데스애더 v2 프로부터 개선되었네요.

이런 디테일들이 지금 레이저가 가진 독보적인 위상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별도 구매한 충전 독에 올려 놓은 모습입니다.

충전 독이 없으시다면 편의성으로 보나 감성으로 보나 꼭 구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충전이 시작되면 LED 조명의 색상으로 마우스의 충전 상태를 표시해 줍니다.

데스애더 v2 프로의 배터리 타임은 LED OFF 상태를 기준으로 블루투스 이용 시 최대 120시간, 하이퍼스피드 이용 시 70시간입니다.

 

88g으로 기존 데스애더 v2와 5g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무게감이 있는 마우스를 선호하는 제겐 아주 약~간 더 손에 맞는 느낌이 들었지만 사실상 실 사용에서 받는 느낌은 거의 비슷합니다.

 

 

버튼이나 휠의 유격은 없습니다만 상부 하우징과 하부 하우징의 결합 부분에 유격이 존재하며 사용 시 매우 거슬리는 정도입니다. 

커뮤니티에도 동일 증상이 있는 유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데스애더 v2 프로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레이저 공식 수입사 웨이코스에서 1회에 한하여 해당 사유로 무상 교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또 뽑기가 잘못될 확률은 얼마든지 있습니다.ㅠㅠ


소프트웨어 연동

레이저 시냅스를 통해 DPI와 폴링 레이트, LOD(Lift Off Distance)등의 기본적인 설정뿐만 아니라 폭넓은 매크로 설정과 조명 컨트롤 또한 가능합니다.

데스애더 v2 프로에는 온보드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어 총 5개의 슬롯에 설정을 저장할 수 있으며,

한번 설정해 준 이후엔 소프트웨어 없이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저는 시냅스를 통해 필립스 휴 조명과 레이저 크로마를 동기화 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며 프로그램이 불시에 종료되거나, 시스템의 리소스를 갑자기 많이 잡아먹는다거나 하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습니다.

맥 OS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제겐 큰 불편함으로 작용했네요.

 


사용기

처음 잡아 보았을 때 역시나... 기존작들에서 느껴졌던 묵직함이나 꽉 차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데스애더 v2에서 쉘의 등 부분 굴곡이 완만하게 조정되었는데, 이미 기존작에 적응된 제 손에는 잘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고 이는 데스애더 v2 프로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좌: 데스애더 크로마 / 우: 데스애더v2 프로

 

데스애더 시리즈 중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데스애더 크로마와의 비교입니다.

메인 버튼에서 마우스 등 쪽으로 이어지는 굴곡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립 시 검지와 중지 사이가 기존에 비해 조금 더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그립감뿐만 아니라 손목의 관절 가동범위에 미세하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입니다.

 

레이저의 코팅 기술은 단연코 업계 1위라 할 수 있습니다. 습기에 강하고 장시간 사용해도 번들거리지 않습니다.

양 사이드의 그립 부분이나 DPI 버튼이 위치한 유광 코팅 부분은 이물질이 쌓이기 쉬워 주기적인 청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데스애더 v2에 비해 센서의 위치가 미세하게 위로 올라가서, 부채꼴로 마우스를 움직였을 때, 에임이 의도보다 약간 더 멀리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레이저 특유의 빠릿빠릿하고 날카로운 센서의 느낌은 좋았습니다.

피트가 바닥에 미끌리는 느낌은 매우 좋습니다.

동일한 재질에, 닿는 면적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도 데스애더 v2 보다 제동이 편안해진 느낌을 받았으며

브레이킹 성향의 마우스패드, 특히 조위기어의 GSR과 함께 사용했을 때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너무 가볍고 미끄러워서 에임이 다소 날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데스애더 v2 프로에는 최초로 레이저의 2세대 광스위치가 탑재되었습니다.

메인 버튼과 사이드 버튼 모두 경쾌하고 확실한 구분감을 가졌으며 휠 스크롤의 느낌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1세대 광스위치가 탑재된 데스애더 v2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이즈

보라-데스애더v2 / 파랑-EC1 / 연두-익스플로러

대표적인 큰 손 마우스인 익스, EC1과의 쉐입 비교입니다.

제원상으로는 비슷한 쉐입을 띄고 있지만 실제로 파지 했을 때의 느낌은 조금씩 다른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익스 같은 경우 엉덩이 쪽으로 쏠린 무게감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었고

데스애더 같은 경우 무게의 밸런스는 잘 잡혀 있는 편이지만 앞서 서술한 대로, 빈약해진 엉덩이와 높이 때문에 그립에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셋 중 전체적인 사용감은 EC1이 가장 제게 잘 맞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며, 사용자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아 주세요.


총 평

저는 데스애더 3.5G부터 데스애더 엘리트까지 쭉 데스애더 시리즈를 메인으로 사용해 온 데스애더의 골수팬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데스애더 v2 프로 역시 데스애더 v2에서 느꼈던 비슷한 이유로 메인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 온 마우스인 만큼 아쉬움도 크지만 데스애더 v2가 손에 잘 맞으셨던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인생 마우스가 될 만한 자격이 있는, 잘 만든 마우스임에는 분명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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