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 윤활에는 스위치를 파츠별로 분리해 각 파츠에 붓으로 알맞은 윤활제를 바르는 붓 윤활 방식이 있고, 스위치를 분리하지 않은 상태로 스프레이 윤활제를 스위치 틈으로 뿌려 넣는 간이 윤활 방식이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다룰 내용은 붓윤활이며, 저는 커뮤니티에 계시는 수많은 고수분들보다 내공이 한참 부족하므로
딥~한 내용보다는 윤활에 입문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기본적인 내용을 위주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
일반적인 스위치는 위 사진(좌측부터 스템, 스프링, 하부 하우징, 상부 하우징)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넌클릭 타입 스위치는 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리니어 타입 스위치는 스템을 포함한 전체 부분을 윤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취향에 따라 상부 하우징은 윤활하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윤활을 진행할 키보드가 어떤 타입의 스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시고 윤활에 참고하시면 됩니다.
*클릭 타입의 스위치는 극히 드물게 윤활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추천하지 않습니다.
준비물
우선 스위치 윤활에는 기본적으로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윤활유, 붓, 필름입니다.
키보드 윤활에는 Chermours사의 크라이 톡스(Krytox)가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며
점도의 선택은 개인적 취향이지만 일반적으로 105가 가장 널리 쓰입니다.
붓은 윤활제를 스위치 파츠에 얇게 바르기 위해 필요한 도구이며
필름은 한번 분해한 스위치에 생기는 작은 유격을 메꾸기 위해 사용합니다.
그 외에 이정도 툴이 있으면 작업이 수월해집니다.
좌측부터 스위치 오프너(일명 뚜따툴), 핀셋, 슬라이더 픽커, 스프링 윤활 툴입니다.
요즘은 직접 윤활을 시도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대부분의 준비물은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소량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저는 그린필드님의 스토어팜
그리고 대표적인 커스텀 키보드 사이트인 TX Keyboard
에서 모든 준비물을 구매하였습니다.
스위치 윤활하기
준비물이 준비되었다면 윤활을 시작해봅시다.
윤활 자체는 특별히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병뚜껑이나 별도의 작은 통에 윤활제를 덜어놓고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붓에 윤활제를 뭍힌 후 통 가장자리에 모두 덜어낸다는 느낌으로 충분히 덜어내고
적은 양을 얇고 균일하게 바른다는 생각으로 윤활 진행하시면 됩니다.
과윤활 될 경우 키감이 너무 먹먹해지거나 찌걱이기도 하며, 심한 경우 스위치가 고장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과 같이 스위치 오프너로 스위치의 상부, 하부 하우징을 분리시켜 줍니다.
하부 하우징과 슬라이더가 맞닿는 부분, 스프링과 하우징이 맞닿는 부분에 윤활제를 얇게 펴 발라 줍니다.
하부 하우징의 윤활이 완료되면 유격을 메꿔줄 필름을 붙여줍니다.
핀셋으로 스프링을 잡고 뭉치는 곳 없이 역시 얇게 펴발라 준 후 스프링을 하부 하우징에 결합해 줍니다.
번외로 txkeyboard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프링 킷에는 이런 윤활 도구가 들어있습니다.
결과물도 만족스럽고 시간 절약도 되어서 애용중입니다. 두 번 사세요.
스템도 슬라이더 픽커로 콕 집어준 뒤 슬라이더 4면과 돌기에 윤활제를 얇게 펴 발라 줍니다.
가장 중요한 파츠이기도 하고 굴곡진 부분이 있어 붓 끝으로 섬세하게 작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윤활된 스템은 스프링 위에 결합해 줍니다.
상부 하우징과 슬라이더가 맞닿는 부분에 얇게 펴 발라줍니다.
윤활제는 아래로 흐르므로 과하지 않게 윤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결합해 주시면 윤활 완료입니다.
이 작업을 모든 스위치에 반복해서 해 주시면 됩니다.
저도 제법 정적인 사람이지만 하는 내내 지겨워 몸서리를 치는 작업입니다.
지겹다고 날림으로 하면 키보드를 쓰는 내내 각기 다른 키감에 두고두고 괴로울 수 있으니
인내심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작업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윤활을 망쳤을 경우 완전 분해해서 초음파 세척기나 전용 세제로 세척 후 건조하여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윤활보다 더 귀찮은 작업인지라 저는 고가의 특수 축이 아니라면 새 스위치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타건 영상
동일 스위치를 사용한, 제가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의 타건 영상입니다.
기성 키보드중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ABKO의 AR87 모델이며
스위치 윤활 외에도 LED작업, 흡음재 작업, 스테빌라이저 유격 제거, 발톱 제거 및 윤활을 해 주었습니다.
조만간 새 키보드 작업할 일이 생겨 나머지 부분들도 다룰 기회가 되면 좋겠네요.
아무쪼록 기계식 키보드 윤활에 도전하실 분들께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얕고 넓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DROP ALT QMK펌웨어 설정 방법 (2) | 2020.12.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