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콰드러플
2020. 12. 22. 18:43
저의 장비병 역사는 음악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동경하던 뮤지션들이 사용하던 기타를 구매하고 싶어,
중고장터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들락거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미친 매물'이라 부모님을 설득해 원하던 기타를 손에 쥐고야 말았죠.
하지만 그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더 좋아 보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타들이 새로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지요.
결국에는 당시 학생들이 넘보기 힘들었던 기타까지 손에 넣었음에도 저는 더욱더 수집하고 또 수집했습니다.
그렇게 제 방에 오만 기타와 음악 장비들을 쌓아놨던 것이 제 장비병의 시작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요리와 음식에 관심이 생겨 셰프 나이프도 몇 자루 가지고 있고, 요리 책과 와인도 조금 모아봤습니다.
오디오에도 살짝 발 담가보았고 한때는 명품 옷과 신발 박스를 집 한켠에 쌓는데 집중하기도 했으며, 요즘은 키보드와 마우스 박스를 그 위에 쌓고 있습니다.
비록 여전히 기타 실력은 형편없고, 요리는 잘 못하고, 와인은 술 취한 어느 날 친구들과 모두 마셔버렸고, 요즘따라 침묵이 좋아져서 음악은 잘 안 듣고, 옷 잘 입는다는 소리는 살면서 몇 번 못 들어봤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이제는 흩어진 조각들을 조금 정리하여 보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미루고 미뤄왔던 기록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정말 반짝여 보였던, 혹은 여전히 그러한 것들에 대한 기록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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